전통탁주 이화주 담그기

예전부터 아이들이 자라고 나면 해보고 싶은 것이 된장을 손으로 담그는 겁니다. 음식 솜씨 좋으시던 엄마의 방법을 노트로 만들어놓기도 했습니다.
둘이서 밥 먹는 날이 더 많으니 된장을 먹는 양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한번 담그면 몇 년을 먹어야 할 것 같아 좀 더 나중으로 미루고 있습니다.
요즘 막걸리를 한 번씩 마시는데 직거래 장터에서 아주 비싼 막걸리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유가 궁금해서 검색해 보다 탁주에 관심이 생겨서 직접 담아보기로 했습니다.

이화주

이화주는 고려시대부터 문헌에 기록된 탁주입니다. 배꽃이 필 무렵 담는 술로 빛깔이 배꽃같이 희다고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특징은 쌀로 만든 누룩을 사용해서 지게미가 없이 모두 먹는 술입니다.
또 지게미가 없어서인지 농도가 떠먹는 요거트 정도라서 떠먹는 술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최초의 기록은 1450년 무렵의 『산가요록』이며, 동국이상국집, 주방문등 아주 많은 문헌에 언급될 만큼 사대부들의 중요한 가양주였다고 합니다.

재료

술을 빚기 위해서 기본이 되는 누룩과 곰팡이가 먹고 자라는 밥과 물이 필요합니다.
       쌀누룩(이화곡):150g, 멥쌀(건식):500g, :300g
쌀누룩은 멥쌀기준으로 30% 정도가 적당하다고 합니다. 멥쌀은 물에 4시간 정도 불려서 체에 한시간 정도 물을 뺀 후 방앗간에서 빻아서 준비하라고 합니다.
이때 소금이나 설탕을 전혀 넣지않고 곱게 두번 빻아 오라고 합니다. 이런 쌀가루를 습식이라고 하네요. 습식 쌀가루는 물을 200g(한컵정도) 준비하면 됩니다.

이화곡


이화곡도 만들어야하는데 처음부터 너무 힘들면 포기할 것 같아서 한살림에서 판매하는 이화주를 생산하는 업체에서 만든 이화곡을 구입해서 사용하고 쌀가루도 한살림에서 구입했습니다.
이화곡은 밀누룩에 비해서는 희지만 쌀가루보다는 약간 노르스름한 느낌입니다.

이화주 빚기

1. 쌀가루를 익반죽합니다.
물을 끓여서 뜨거운 물을 쌀가루에 붓고 반죽합니다. 송편 만들 때랑 똑 같이 하면 됩니다. 처음에 200g의 물을 준비했는데 쌀가루가 뭉쳐지질 않습니다. 보니 멥쌀가루가 건식이라고 표기되어 있어서 100g을 더 추가했더니 적당하게 뭉쳐집니다.
2. 구멍떡을 만듭니다.
반죽하고 나서 구멍떡을 만듭니다. 쉽게 익히고 가운데 설익지 않게 하려고 가운데 구멍을 내어 만듭니다.

구멍떡


3. 구멍떡을 익힙니다.
끓는 물에 구멍떡을 넣으면 가라앉다가 몇 분이 지나 다 익으면 떠 오르는데 이때 큰 그릇에 건져 냅니다.

구멍떡


4. 구멍떡을 뜨거울 때 대충 으깨어 놓습니다.
식고나면 딱딱해지니 뜨거울 때 나무주걱을 이용해서 잘게 부수다가 손으로 만질수 있는 온도가 되면 손으로 반죽해 놓습니다.

쌀반죽


5. 반죽에 쌀누룩(이화곡)을 넣고 치댑니다.
검색에서 미지근할 때 이화곡을 넣으라는 분도 있고 아주 차가울 때 이화곡을 넣어야한다는 분도있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 발효가 되어야하니 미지근할 때(30도 정도) 이화곡을 넣었습니다.

이화곡반죽

많이 치댈수록 좋은 술이 나온다고 하니 정성껏 치댔습니다. 처음에는 이 가루가 다 섞일 수 있겠나 싶었는데 1시간 정도 치대니 끈적한 반죽이 됩니다.
6. 항아리에 담습니다.
병이나 단지를 끓는 물에 담그거나 70% 에탄올로 닦아냅니다. 이 과정이 잘못되면 술에 곰팡이가 피거나 썩게 됩니다.
미리 소독해서 말려 놓은 단지에 반죽을 꾹꾹 눌러 담았습니다. 천을 두르고 뚜껑을 덮습니다.

단지

꿀 담은 병이나 술 담그는 병에 담으면 돌려막는 뚜껑을 꽉 잠갔다가 거꾸로 한바퀴 풀어준 상태로 둡니다.
발효 때 만들어진 이산화탄소가 너무 많아지면 밖으로 배출되고 바깥 공기는 안으로 들어오지 않는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굳이 에어락 기능의 뚜껑이 없어도 단지를 사용하거나 뚜껑을 조금 덜 닫으면 된다고 하니 한번 기다려 봅니다.
 
다음날부터 하루에 한번씩 저어주라고 합니다. 저을 때 손을 꼭 비누로 씻고 끓는 물에 소독한 나무주걱으로 저으라고 합니다. 나쁜 곰팡이가 들어가지 않고 누룩이 좋은 균만 자라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일주일이 지나고 나면 떠 먹어보고 원하는 맛이 되면 냉장고에 넣으면 한달 정도 먹어도 된다고 합니다.
발효기간이 일주일에서 삼주 정도라고 합니다. 온도나 누룩 상태에 따라 달라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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