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채화와 채색화

재작년 신윤복의 미인도를 직접 보고 싶어서

간송 미술전에 다녀왔었습니다.

유리로 덮혀 있어 직접 보는 것은 크게 지장이 없었는데 

사진으로 찍으니 영 나오지 않네요.

그림을 보호하기 위해 조명도 어둡게 해 놓은 것 같습니다.

미인도(신윤복)

 

미인도(신윤복,1805, 비단에 담채, 출처:위키백과)

황묘농접도

황묘농접도(김홍도,연도미상, 종이채색, 출처:Wikimedia commons)

황묘농접도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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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에는 고양이, 나비, 패랭이꽃, 바위, 제비꽃이 등장한다. 고양이는 한자로 묘()라 쓴다. 중국 발음은 '마오[mao]'이다. 그런데 70세 먹은 노인을 나타내는 모()자의 발음도 이와 같다. 그래서 옛 그림 속 고양이는 70세 노인을 나타낸다. 나비는 한자로 접()자를 쓰고, '디에[die]'로 읽는다. 그런데 80세 노인을 뜻하는 질()자의 중국 음이 또한 '디에'여서 그림 속의 나비는 80세 노인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고양이와 나비는 70세, 80세 노인을 뜻한다.

패랭이꽃은 한자로는 석죽화()로 부른다. 그 옆의 바위도 한자로는 석()이다. 바위는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기 때문에 대부분 오래 살라는 장수()를 상징한다. 또 대나무 죽()자는 중국 음으로 '주[zhu]'로 읽는데, 축하한다는 뜻을 지닌 축()자와 소리가 같다. 그러니까 패랭이꽃과 바위는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시라는 축수()의 뜻을 갖는다.

맨 아래 제비꽃은 꽃대를 가만히 살펴보면 낚싯바늘처럼 휘어져 있다. 중국 사람들이 효자손처럼 가려운 곳을 긁을 때 쓰는 여의()라고 부르는 물건과 생김새가 꼭 같다. 그래서 이 꽃을 한자로 여의초()라고 불렀다. 여의란 말은 글자 그대로 '뜻과 같이'라는 의미이다. 그러니까 제비꽃은 모든 일이 뜻대로 다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는 뜻이 된다.

이것을 한자리에 모아 한 문장으로 만들면 이렇다.
"할아버지, 할머니! 70세, 80세까지 마음먹은 일 다 이루시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아마도 노부부의 건강과 장수를 축복하기 위해 그린 그림인 듯하다.

[네이버 지식백과] [옛 그림 읽기2] 나비와 고양이 그림에 숨은 뜻 (살아있는 한자 교과서, 2011. 5. 23., 정민, 박수밀, 박동욱, 강민경)

 

그림자체의 아름다움에 빠져 보고 있었는데 

이렇게 깊은 뜻이 있다고 하니 달리 보이네요.

색깔이 있는 많은 그림들이 

조금씩 느낌이 다른 것을 느끼면서 잊고 있었습니다.

 

채색, 담채

얼마전부터 읽고 있던 

"미술관에 간 화학자"라는 책에서

다른 느낌의 하나의 큰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담채화는 

종이나 비단에 물감을 스며들게 하는 방법이며

채색화라 함은

종이에 아교를 먹여 물감이 스며들지 못하게 준비작업을 한 뒤

세필붓을 사용하여 물감을 표면에 부착시키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담채화는 투명하고 깊이있는 느낌을 주는 이유가 

여기 있었나 봅니다.

많은 산수화가 이 방법으로 그려져 있네요.

좀 더 섬세하고 선명한 느낌의 그림들을 보면

"채색"이라고 적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무엇이든 마찬가지지만

그림도 아는만큼 더 보이는 것 같습니다.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화가들이 끊임없이 수고한 덕분에

좋은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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